순대의 근원은 서양에서는 소시지(sausage)라고 하여 가축 도살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잔고기, 뼈에 붙어 있던 고기, 내장, 혈액까지 버려야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경제적 가치 증가를 위해 소시지를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부터 유래한다.
이러한 소시지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400~500년 역사로 몽골을 거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대는 함경도 지방 향토식품으로 함경도에서는 돼지의 창자로 만든 ‘돼지순대’, 개의 내장을 이용한 개의 내장 ‘개 순대’, 말의 창자에 넣은 ‘말 순대’, 생선 동태의 내장을 제거하고 속을 넣은 ‘동태순대’, 또는 함경도 사람들이 남쪽으로 가까운 강원도 속초로 피난 가서 만든 ‘오징어순대’ 등이 있다.
창자를 뒤집어 깨끗이 한 후 다시 뒤집어 만두소와 비슷하게 돼지고기 두부 숙주, 미나리, 데친 무, 배추김치와 같이 다져 섞어 파, 마늘, 생강 등을 많이 다져 넣어 깨소금, 기름, 고춧가루 등 선지와 함께 주물러 창자에 넣고 부리를 동여 맨 후 고기 뼈 국물에서 삶아 낸 것을 말한다.
6.25 전쟁 전에는 서울에 순댓집이 1~2군데만 있었지만 피난민들이 내려와서 호구지책으로 시장 근처에 차린 몇몇 순댓국집들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전파된 것이다.
현재 ‘아바이순대’라는 이름은 업주들이 편의상 붙여 놓은 별명으로 전통적 함경도 ‘돼지순대’와는 거리가 멀다. 초기에는 함경도 사람들이 힘들게 이북에서 하던 식대로 제조해서 영업에 성공하여 부를 형성하고 난 후 퇴장하고 그 후 함경도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하다 보니 편의상 정통 방법을 벗어났고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원전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원재료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한때는 당면에 선지만 넣은 것도 있었다. 여기에서 전주 남문시장의 ‘피순대’의 탄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당면에 선지만 넣은 것이 개념상 문제가 있으니까 전략상 개선(up-grade)을 위하여 선지를 주재료로 하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약 45년 전부터 전주 남문시장에 몇몇 사람이 피순대를 시작하고 있었는데 오늘날까지 꾸준히 명맥을 이어온 것이 전주의 유명한 ‘남문피순대’이다. 사실 피순대는 그리스-로마시대에도 나타나 있었고 현재 프랑스의 피순대(blood sausage)인 브댕노아르(boudin noir, 검은 피순대)가 유명하다.
전주 남문시장 업주들이 프랑스의 브댕노아르을 알아서 모방한 것이 아니라 브댕노아르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이른 제법과 모양이 우연히 브댕노아르와 같아진 것이다.
전주 남문시장 피순대는 이제 명실 공히 전주의 향토 음식으로 자리 매김을 하여야 하고 특산물로 지정되어서 공적으로 인정해주고 육성 홍보되어야 한다. 또한, 500만 명 관광객 시대에 맞춰 순댓집을 영어로는 ‘Korean boudin restaurant’ 또는 ‘Korean blood sausage restaurant’으로 명명(命名)하고 내장과 머리 고기를 안 먹는 육식문화권 관광객들에게 내장 종류와 머리 고기 부위에 따른 오만가지 갖가지 맛을 음미케 하여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 곳곳에 알려야 할 것이다